Saturday 1 November 2025
ohmynews - 1 days ago
오늘도 노트를 펼친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는다
아동문학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뒤, 나는 노트를 하나 새로 마련했다. 그 안에는 앞으로 내가 쓰게 될 동화의 씨앗들이 조용히 잠들어 있다. 아직 세상에 꺼내지 못한 이야기들이지만, 내게는 그 어느 재산보다 귀하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늘 기록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방송작가로 일하던 시절, 매일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신문을 오려 붙이고, SNS를 훑으며, 그날의 게스트를 정하고, 내일의 이슈를 준비했다. 정리하느라 분주한 나를 보며 지나가던 엔지니어 감독님은 이렇게 말씀하신곤 했다.
뭘 그렇게 부지런히 붙이고 쓰세요?
나는 그저 웃음으로 대답했지만, 그때의 아이템 노트 는 내 생존 도구였다. 매일 방송이 있는 데일리 프로그램을 담당했기에 하루라도 빈 페이지로 넘길 수 없었다. 그래서 늘 기록했다. 그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노트는 조금 다르다. 이제 그 안에는 방송 아이템 대신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적혀 있다.
물론 이 노트 안의 글씨는 깔끔하지 않다. 나 혼자만 알아볼 수 있는 메모들이 뒤섞여 있다. 누군가에게는 낙서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줄 간격도 제멋대로고, 어떤 장에는 동화의 단서만, 또 어떤 장에는 짧은 한 문장만 적혀 있다. 하지만 나에게 이 낙서들은 곧 삶이고 꿈이다.
요즘 나의 하루는 여유롭지 않다.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 4학년 아이와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아이, 두 아이의 감정선은 하루에도 몇 번씩 요동친다. 엄마인 나의 마음도 덩달아 흔들린다. 말 한 마디에 아이는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리고, 나는 그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아이를 이해하고 싶으면서도 나 역시 지친다. 사춘기는 아이의 성장통이지만, 동시에 엄마의 성장통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의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자연스레 내 메모 안으로 들어온다. 그 안에는 아이의 말투, 표정, 미묘한 감정선이 짧은 문장으로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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