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특별기획 ‘인구 절벽을 넘어선 도시들’ 시리즈에서 주목한 지역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갖고 있던 전통과 산업, 인프라, 그리고 시민의 정신을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았다.스위스 루가노는 금융 비밀주의의 몰락 이후 ‘비밀금고’ 대신 ‘가상자산’을 선택했고, 핀란드 오울루는 ‘노키아의 도시’라는 꼬리표를 떼고 통신 연구개발(R D) 역량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도시로 거듭났다. 호주 질롱은 자동차 공장이 사라진 자리에 인공지능(AI)과 방위산업, 배터리 기업을 세워 ‘호주의 러스트벨트’에서 ‘호주의 실리콘밸리’로 변신했다. 스웨덴 말뫼는 조선업 몰락의 상처를 딛고 재생에너지와 녹색교통 도시로 부활했고, 이탈리아 무소멜리는 ‘1유로 주택’으로 낙후된 마을을 재생시켜 외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결국 이들 도시는 ‘남들이 한 모델’을 그대로 베낀 게 아니라, 자신들의 자산을 재발견하고 지역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데서 답을 찾
Saturday 1 Novem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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