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근대적 인구조사가 시작된 건 1925년으로 일본, 대만보다 5년 늦다. 일제가 3·1운동의 영향으로 조사 계획을 5년 연기한 탓이다. 실제로 1920년 5월 28일자 동아일보를 보면 사이토 마코토 조선 총독이 일본 기자에게 “조사원으로 활용할 고등보통학교(중고교) 상급생과 졸업생이 모두 독립사상을 갖고 있어 곤란하다”며 하소연하는 대목이 나온다. 우여곡절 끝에 5년 뒤 시작됐지만, ‘호구조사 나왔냐’는 말이 오늘날까지 핀잔으로 통할 정도로 조사에 대한 한국인들의 거부감은 심했다. ▷일제가 수탈 목적으로 한 조사라 더 그랬겠지만 사실 생면부지의 사람이 사생활을 캐묻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현재 시행 중인 인구주택총조사 조사에는 직장 이름과 직책, 결혼 및 자녀 계획, 1인 가구가 된 이유 등 요즘 친인척도 쉽게 물어보기 어려운 내용을 묻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10년 전 전수조사를 폐지하고 13개 항목은 행정자료를 활용하며 조사를 간소화했지만, 여전히 조사원이
Tuesday 28 October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