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3 October 2025
ohmynews - 2 hours ago
엄마에게 닭갈비 쿠폰을 판 아들
아들이 7000원짜리 닭갈비 쿠폰을 내게 팔았다.
엄마 닭갈비 쿠폰 6000원에 팔게.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엄마인 내게 당당하게 할인 판매를 시도했다. 세상에 이런 장사꾼도 없다 싶은 생각에 나는 꽤 씁쓸했다. 하지만 쿠폰에 쓰인 대한적십자사 글자에 곧 마음이 누그러졌다.
첫아들의 의미
나는 아들을 낳고 싶었다. 물론 남편이 장손의 장남이라는 여자들이 싫어하는 귀속 지위를 가진 탓도 있다. 학습된 결과의 도출값인지 개인적 취향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까까머리 어린 남자아이들이 귀여웠다. 결혼 후 자연스럽게 임신을 했고 뱃속의 아이는 아들이었다.
출산 후 아들의 얼굴을 볼 때마다 내가 이렇게 예쁜 애를 낳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행복했다. 하지만 어설픈 엄마였던 나는 모든 것이 어렵고 서툴렀다. 내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내가 아들을 두고 죽으면 어쩌나 하는 공포감이었다. 봉인된 건강염려증 인자가 출산 후 발현된 듯 설사만 해도 혼자 걱정을 했다. 엄마는 마음 놓고 아플 수도 없는 존재였다.
또 아들을 향한 강한 모성애는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 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들은 내 세상을 바꿔 놓았다.
그러던 중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밥을 먹으며 나를 찾던 어린 아들이 어른의 길목에 들어섰다. 아들의 마음은 제멋대로 부풀어지고 뒤틀리는 듯 보였다. 짜증 섞인 말투로 거칠게 문을 닫는 아들을 보는 내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내 존재 이유에 회의감 마저 들었다.
나는 직장 생활을 했지만 아들과 관련된 어린이집, 학교 일에 빠진 적이 없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아들을 위해 학교 앞에서 학원라이딩을 하며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하며 지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마음이 사춘기라는 벽돌 한 장에 무너진 벽을 보는 듯 망연자실 했다. 그 벽을 다시 쌓을 힘도, 이유도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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