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3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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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8 hours ago

[사진] 명절에도 멈추지 않는 시간, 산복도로를 걷다


추석 연휴의 부산 동구 산복도로는 고요했다. 도시가 귀향 이라는 이름으로 텅 비워질 때, 이곳의 골목은 여전히 사람 냄새를 품고 있었다. 낡은 담벼락 아래로 바람이 돌고, 오래된 지붕 위에는 까마귀 두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들은 이 도시의 침묵을 지키는 듯, 혹은 떠나간 사람들을 배웅하듯 하늘을 바라보았다.

명절의 시간은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는 축제의 상징이지만, 산복도로의 명절은 조금 다르다.
여기서의 명절은 남은 사람들의 일상 이자, 도시의 뒷면이 잠시 드러나는 시간 이다. 사람이 비워진 자리에 드러나는 것은 낡은 벽과 전선, 그리고 그곳에 남은 시간의 질감이다.

이 골목의 사람들은 떠나지 못한다. 떠날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떠날 수 없는 삶이기 때문이다. 도시 재생의 이름 아래, 개발은 가까워지지만 그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그러나 아이의 웃음소리와 골목을 오가는 발자국 하나가, 이곳이 아직 살아 있는 도시 임을 증명한다.

전봇대 위의 까마귀는 그저 풍경의 일부일 뿐이다. 그들은 도시의 관찰자이자, 인간의 결핍을 비추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한편 골목 아래에서는 남은 사람들이 묵묵히 하루를 살아낸다. 누군가의 빨래가 바람에 흔들리고, 누군가의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 모든 풍경이 합쳐져 산복도로의 명절 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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