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집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한창 걷고 있는데 어르신 한 분이 내 앞을 막아섰다. “나, 집 좀 찾아줘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디 사시는지 여쭙자 갑자기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하셨다. 순간 난감했다. 경찰에 신고할까 고민하다 직접 가족에게 알리기로 했다. 어르신께 휴대전화를 건네받았다. ‘아내’라는 번호로 전화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곧바로 ‘아들’이라는 이름을 찾아 눌렀다. 긴 벨소리 끝에 통화가 연결됐지만, 속히 오기는 어렵다고 했다. 알고 보니 어르신은 가벼운 인지장애를 앓고 계셨다. 그 대신 주소를 듣고 집까지 모셔다드리기로 했다. 가는 길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어르신은 젊은 시절 직장생활을 오래 했다고 말씀하셨다. 현재는 부부만 사는데, 아내가 잠깐 외출한 사이 멀리 나섰다가 길을 잃으셨다. 나이 들면서 통 꼼짝하지 않아 완전히 맹꽁이가 됐다며 우울해하셨다. 집에 도착해서는 연신 감사함을 표하셨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마음이 무거웠다. 왠지 모를 불안감도 엄
Tuesday 28 October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