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여행은 삶의 재미 였다. 해외를 드나들고, 국내 여행을 즐기면서 삶의 재미를 찾아냈다. 낯선 도시에서의 저녁은 늘 궁금했다. 이 도시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불빛이 밝은 도시를 만나면 가지고 있던 의문이었다. 뭐 그리도 궁금했을까?
외딴섬에 살아가는 노부부는 어떤 의미로 하루를 보내실까? 여행을 하면서 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던 화두였다. 어느 날 항공사에서 날아온 소식, 마일리지가 소멸된단다. 소멸되면 소멸되는 대로, 남아 있으면 그런대로 무관심했다. 수없이 해외를 드나들며 남아 있던 마일리지, 그냥 두면 누구의 몫이 될까?
이렇게 시작된 여행이 제주도였다. 남아 있는 마일리지를 이용한 제주도 여행. 아내와 함께하는 제주도는 오래전의 기억뿐이었다. 아이들과도 찾았고, 동료들과도 찾았다. 수학여행을 인솔하면서도 찾아갔던 제주도는 때마다 다르고, 계절마다 다른 맛이었다.
항공편과 렌터카 그리고 숙소를 예약했다. 아내가 가고 싶어 하는 마라도 배편까지 예약한 뒤 공항으로 향하는 아침, 이상하게도 가볍지만은 않다. 모든 것을 예약했지만 모두 잘 이루어질까도 염려스럽고, 여행기간 동안 운전도 부담스러워서다. 젊음엔 생각하지도 않던 일이 고민이 된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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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13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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