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31 October 2025			
						
		ohmynews - 18 hours ago 
러닝 시작한 지 6개월, 거위발건염이 생겼다
조금만 달려도 머리카락부터 발 끝까지 땀으로 온몸이 다 젖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바람이 선선하다 못해 귀가 시릴 정도이다. 가로등 불빛 아래 제법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완연한 가을 밤을 알린다.
가을의 흔적을 쫓으며 천천히 걷다 마음이 내키면 숨이 차도록 뛰었다. 마주 오던 검은 개가 뛰는 나를 보고 꼬리를 바짝 세우고 경계의 눈초리로 으르렁 거린다. 목줄을 짧게 잡는 주인의 모습에 안도하며 개를 지나쳤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온 듯한 모녀가 두런두런 이야기 하며 스쳐 갔다. 조금 멀리서 탁탁탁 경쾌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민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달리기에 집중하는 젊은이의 계절은 아직도 한여름이다.
5km 정도를 걷다 뛰다가 집으로 돌아와 샤워했다. 몸의 열기가 식지 않아 찬물로 샤워를 한 것도 불과 얼마 전이었다. 욕실에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도록 뜨거운 물에 샤워했다. 매일은 아니지만 꾸준히 달린 것이 어느덧 반년이 흘렀다. 처음부터 혼자 달린 것은 아니었다.
감기 한 번 안 걸린 60대 러너의 제안
요즘 도심이나 한강변에서 무리 지어 달리는 사람들을 보는 건 흔한 일이다. 러닝 붐이라는 뉴스에도 무심하게 바라보던 나였다. 달리기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세계,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 여겼다.
그러던 중 함께 수영하던 강습반의 60대 아주머니가 내게 달리기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1초의 고민도 없이 그럴 생각이 없다 라고 했다. 딱 잘라 말했지만, 한편으론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영장 뺑뺑이도 힘든 내색 없이 거뜬한 아주머니의 체력 비결이 궁금했다.
그녀는 지금껏 20년간 마라톤을 해왔단다. 과연 절로 만들어진 꿀벅지(굵고 탄력있는 허벅지를 이르는 신조어)가 아니었다. 겨울에도 감기 한 번 안 걸린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팔랑귀가 나풀거렸다. 용기내어 지역의 러닝 클럽에 가입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달리기를 하다니. 내향인의 큰 결심이었다.
그나저나 고등학교 체육 시간 이후로 뛰어본 적이 있던가. 당시 100m 달리기도 20초를 기록한 내게 달리기가 두렵고 낯선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전체 내용보기
 Latest News
 Latest NewsHashtags:   
			거위발건염이
|⁞
 Sources
 Sourc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