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책을 툭하면 ‘북어’ ‘불어’ ‘불에’로 만들어 놓는 장우. 걸리면 지우개로든 수정테이프로든 박박 지우게 할 거라고 하신 선생님께 드디어 딱 걸렸다. 다른 아이들도 다 재밌어 했는데, 왜 자신에게만 뭐라 하냐고 항의해 보지만 통하지 않는다. 사물함에 있던 다른 교과서까지 모두 걸려서 과학을 ‘(방사능)과핵’, 음악을 ‘음(치)학(생)’, 미술을 ‘(학교탈출)마술’로 만들어 놓은 것까지 힘겹게 다 지워야 했다. 하지만 사회 시간이 되자마자 장우는 다시 펜을 든다. ‘하지만 난 봤다 사회 시간이 되자마자/장우 사회 책이/사회(의 쓴맛)이 되는 걸’(표제작 ‘사회의 쓴맛’) 기존 형식을 탈피한 기발한 동시집. ‘애들이랑 얼음땡 하는데/재원이가 얼음! 하고 얼음이 됐다가/온난화, 온난화! 하면서 혼자 녹아버렸다’(‘얼음땡’)처럼 웃음 터지게 하는 구절로 가득하다. 초등학교 학급에서 벌어지는 소란스러운 풍경을 감칠맛 나게 그려내는데, 때론 개구지고 때론 뾰로통해지는 아이들의 표정이 눈에
Monday 13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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