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9 October 2025
ohmynews - 3 days ago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읽고 싶은 책
한국 사회에서 교육 을 언급하면 마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것처럼 뼈아프게 느껴진다. 문제가 많다는 건 모두 아는데,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건드려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교육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누차 보여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잘 모르면서 살짝이라도 건드리면 수험생과 보호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분노한다. 제발 건드리지 말라며.
최근 EBS에서는 다큐프라임 lt;공부 불안 gt; 3부작을 방영하고 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불안해지는 아이들의 심리를 들여다 보기 위해 비학군지에서 학군지로 넘어온 아이의 상황을 들여다 보고, 지역 일반고에서 전교 1등을 하면서도 수능 등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실상을 알아본다.
방송을 보면 볼수록 답답함이 배가됐다. 특히 2부에서는 지역 간의 격차만 강조할 뿐, 수능이 점점 고난도의 기술 시험으로 변하면서 사교육이 필수가 되어가는 상황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없었다. 교육 전반에 대해 대충 알고 있는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운데, 정보가 부족한 학생이나 보호자라면 당장 짐을 싸서 대치동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법한 내용이었다.
방송에 대해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내가 교육 전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수능뿐만 아니라 교육 전반에 대한 상황과 실태, 문제점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에 자료를 찾아보다 한 책을 만났다. 바로 문호진·단요의 lt;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 gt;이다.
의사와 소설가가 쓴 교육 서적
이 책의 저자는 각각 의사와 소설가이지만, 한때 사교육에 직접 몸 담은 적이 있다는 공통 이력을 갖고 있다. 최전선에서 바라보며 가진 문제 인식이 이 책을 집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책은 꼼꼼히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짚는다. 수능이 반교육적 시험이 된 과정을 되돌아 보고, 수험생 커뮤니티와 사교육이 이 과정에서 어떻게 공진화했는지를 보여준다.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기는커녕 아이들을 옥죄고 있는 현실과 본분을 잃고 자율성에 기대 순위에만 매달리는 대학의 이기심을 고발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다양한 데이터와 인터뷰를 증거로 제시한다. 실제 수능 문제를 통해 깊은 의미와 총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보다 단어와 단어가 맺는 관계만 피상적으로 파악하도록 하는 반교육적 실체를 보여준다. 이를 저자는 퍼즐식 사고라 명명한다. 목적 없는 추리, 형식만 존재하는 추리라는 것.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빨리 답을 찾아내는 방법에만 골몰하게 돼 시험이 끝나면 지금까지 노력한 공부는 쓸모없어진다.
2000년대 초반 수험생 커뮤니티가 등장하면서 수익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발발한 수능 콘텐츠화에 대해서도 낱낱이 해부한다. 수능이 고도화된 기술을 이용한 퍼즐 맞추기 게임처럼 변모하면서 사교육은 더 많은 모의 문제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N수생들은 문제를 출제하는 동시에 소비하는 노동자이자 수험생으로서 소모 당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선망하던 인기 강사 밑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오랜 수험 생활로 구멍 난 자존감을 메운다.
인강의 등장으로 지역 격차가 해소될 거라 믿었지만,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의 아이들이 훨씬 유리한 지점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 책은 실제 수능 결과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 또한 인강으로 지역의 수능 전문학원이 몰락하고 내신학원만 남은 현실 또한 비춘다. 지역에서 정보력이 빠르고 경제력이 되는 일부 수험생들만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대치동 학원 강의를 찾아 듣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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