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에는 ‘나막신의 눈(雪)’이란 말이 있다. 신발 바닥에 들러붙은 눈처럼, 밟히는 수모를 감수하며 권력에 달라붙는다는 뜻이다. 자민당과 손잡고 26년 동안 여당 자리를 지켜온 공명당을 두고 일본 언론이 자주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공명당이 10일 정치자금 제도 개선 대책이 명확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더 이상 자민당과 함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치권에선 “26년 만에 나막신의 눈이 녹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불교 종파인 창가학회를 기반으로 한 공명당은 중도 보수 성향으로, 1999년부터 더 보수적인 자민당과 연정을 유지해 왔다. 지역구 후보를 거의 안 내고 비례 의석에 주력하는 대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지지자들에게 “자민당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독려하면서 자민당과 공생했다. 선거구당 평균 2만 명의 조직표를 가진 공명당의 지지는 자민당 의석 확보에 큰 도움이 됐고, 자민당은 ‘알짜’인 국토교통성 장관을 항상 공명당에 내줬다. 또 중의원 지역구 10∼15곳에
Monday 13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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