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1일, 폴란드를 거쳐 팔레스타인으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탔습니다. 10월 22일 새벽 4시, 비행기가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팔레스타인에 갈 수 있는 방법 하나가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을 통과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저의 세 번째 팔레스타인 방문 일정이 시작되는 듯했습니다.
파키스탄
여권 심사를 위해 여권을 내밀었습니다. 이스라엘에 왜 왔냐? , 얼마나 있을 거냐? 등의 평범한 질문이 오갔습니다. 필요한 서류도 모두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제 여권을 뒤져보더니, 예상했던 그 질문이 나왔습니다.
파키스탄에 왜 갔어?
여행하러.
파키스탄은 무슬림 국가인데 왜 갔어?
파키스탄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좋지 않아서 파키스탄에 왜 갔는지를 묻는 거라면, 그냥 파키스탄에 왜 갔어? 라고 했을 겁니다. 그런데 굳이 무슬림이란 말을 덧붙여 파키스탄 방문 목적을 확인하려 했습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습니다.
저기 가서 기다려.
고개를 돌려보니 웰컴 투 이스라엘 이라는 간판이 보였습니다. 왜 기다리라고 하는 건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건지 설명은 없었습니다. 여권은 돌려주지 않은 채, 명령하는 듯한 손가락질과 말 한마디가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2시간쯤 기다리고 나니, 저를 불러 어느 사무실로 데려갔습니다. 3명이 앉아 있는 기다란 책상 앞에 섰습니다. 사무실 한쪽에 앉아 있는 게 아니라, 그들이 앉아 있는 자리에 저를 마주 보고 서게 했습니다. 그리고 30분 정도 저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에 왜 왔냐? 를 묻는 것도 아니고, 자리에 앉으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면서 저를 가만히 세워놓더니, 이번에는 다른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저는 아무 말 없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질문을 해봐야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또 2시간가량 아무런 설명도 없이 기다렸고, 마침내 한 이스라엘인이 와서 저를 작은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심문이 시작됐습니다. 제가 인터뷰라고 하지 않고 굳이 심문이라고 말한 이유는, 그 방안에서 두 명의 이스라엘인이 저를 모욕하고 윽박지르고 조롱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에 온 건 이번이 두 번째지?
제게 던진 첫 번째 질문입니다. 순간 유도신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컴퓨터를 보고 있다는 건 저에 관한 기록을 보고 있다는 거고, 그러면 제가 이스라엘에 세 번째 왔다는 것도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세 번째.
그러면 첫 번째는 언제야?
2006년인가 2007년.
그도 제 여권을 뒤져보면서 파키스탄에 관해 묻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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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30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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