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1 Novem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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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a - 2 days ago

궁궐에 갇힌 봄빛[이준식의 한시 한 수]〈340〉

그 옛날 미모 탓에 화를 당했으니, 단장하려 거울 앞에 다가가도 마음이 내키지 않네.총애가 외모에 달린 게 아닌 터에, 이 몸이 왜 치장을 한단 말인가.따스한 바람에 새소리는 요란하고, 해가 높이 뜨자 꽃 그림자 겹겹이 드리웠네.해마다 월계 냇가 모이던 아가씨들, 연꽃 따던 그 시절 그립기만 하여라.(早被嬋娟誤, 欲粧臨鏡慵. 承恩不在貌, 敎妾若爲容.風暖鳥聲碎, 日高花影重. 年年越溪女, 相憶採芙蓉.)―‘봄날 궁녀의 원망(춘궁원·春宮怨)’ 두순학(杜筍鶴·약 846∼904)궁궐이라는 화려한 무대의 허상 앞에 선 여인. 미모 때문에 궁에 들어왔지만, 그것은 행운의 열쇠가 아닌 족쇄였다. 치장이 무의미하다는 체념에 화장하려던 손길을 멈춘다. 울적한 마음과는 딴판으로 창밖은 화사하기 그지없다. 따스한 봄바람 속에 새소리는 왁자지껄 부서지고 햇살 아래 꽃 그림자는 겹겹이 드리운다. 세상은 저리도 환하기만 한데 슬픔은 오히려 배가한다. 급기야 소환되는 지난날 고향에서의 추억들. 친구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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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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