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인가부터 요양원에 가신 할머니 핸드폰이 꺼졌다. 엄마가 오후 6시쯤 요양원으로 전화했더니 한국말 억양이 어색한 누군가가 전화 없어. 약 먹고 싹 자. 싹 자. 라는 말만 몇 번 반복하고 끊어버렸다고 했다. 코로나 초기라 면회도 안 되어서 엄마는 할머니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수면제는 이곳에서 공공의 이익이다?
엄마와 나는 그날의 통화로 수면제 사용을 짐작할 뿐이다. 그 요양원은 큰 방에 침대가 10개쯤 있고 커튼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런 곳에서 섬망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요란한 잠꼬대를 하면 다른 사람도 덩달아 불안해진다고 한다. 그러니 요란한 사람은 어떻게든 재워야 한다 해도 할 말이 없다.
옆 침대 할머니는 부축해 주면 화장실에 갈 수 있지만 일손 부족의 이유로 그곳에서는 기저귀를 찬다고 했다. 그게 싫다고 침대 10개를 지나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지면 큰일이니 잠들었을 때 손발을 침대에 고정한다.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입소 자체가 안된다. 출근하는 자식과 손주에게 종일 할머니 수발을 들라고 할 수도 없다. 결국 그쪽 보호자는 할머니에게 가혹하다는 걸 알면서도 동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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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15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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