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저녁 10시께였다. 추석 연휴가 끝난 금요일 저녁, 도로에는 여전히 차량들이 많았다. 야간 근무를 위해 출근하면서부터 뭔가 신고가 많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사무실에 출근했다. 아니나 다를까 싶었다. 주간 근무자들과 교대하고부터 신고가 이어졌다. 교통사고 신고 처리를 하고 지구대로 복귀하고 있었다. 순찰차 안에 코드 0 신고 알림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화재 신고였다.
현장은 오래된 빌라촌이다. 골목은 바둑판처럼 얽혀 있고,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좁은 골목이다. 신고 내용을 확인하면서 119에 접수된 신고 내용을 들으며 출동했다. 경찰에 직접 신고하지 않고 119로 바로 신고해도 실시간으로 경찰과 공유된다. 화재 신고의 경우 그래서 경찰도 동시에 출동하는 것이다.
옥상에서 피어오른 연기
신고자의 집 주변에 도착해 순찰차의 창문을 내리고 천천히 주행했다. 뭔가 미묘하게 타는 냄새가 났다. 소방관들과 골목을 나눠 수색해 보기로 했다. 원거리 손전등 불빛이 벽면을 훑을 때마다 그림자가 불규칙하게 흔들렸다. 그렇게 연기가 나는 곳을 찾았다. 함께 출동한 후배는 5층짜리 빌라를 단숨에 오르내렸다.
10여 분 뒤,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옥상 쪽에서 연기 확인.
냄새의 원인이 된 장소를 찾았다는 것이다. 현장으로 급하게 뛰어갔다. 5층짜리 빌라의 옥상이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주변에는 화분과 나무들이 꽤 많았다. 제법 큰 나무도 여러 그루 있었다. 옥상에서 키우고 있는 나무들이었다. 한쪽에는 타다 남은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숯불 그릴에 놓여있었다. 그것이 주범이었다.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은 나뭇잎이라 냄새가 더욱 진동했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선생님, 옥상에서 나뭇잎을 태우시면 어떡합니까?
죄송합니다. 이렇게 냄새가 심하게 날 줄 몰랐습니다.
주거지에서 쓰레기를 태우시면 안 됩니다.
전체 내용보기
Wednesday 15 October 20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