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14 October 2025
ohmynews - 9 hours ago
아이폰17 광고에 등장한 그 글씨, 전통을 세계화 한 사람
오랫동안 예술인을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도, 가슴 속에 간직했던 꿈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이제는 제가 하고 싶은 예술을 마음껏 하며 살고 싶습니다.
스무 해 가까운 시간을 공공기관에서 예술인을 지원하는 일에 헌신해온 그는 지난해 조용히 그 자리를 내려놓았다. 행정의 언어에서 예술의 언어로, 보고서의 문장에서 붓의 필선으로, 그는 그렇게 남을 위한 예술 에서 자신의 예술 로 방향을 틀었다. 서류 대신 붓을, 인감 대신 가죽을 손에 쥔 순간, 그의 인생은 전혀 다른 길 위로 접어들었다.
가죽 붓이 종이 위를 스친다. 단청안료의 색이 번지고, 곡선이 얽히며 한 글자가 한 폭의 그림으로 피어난다. 그 붓끝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숨소리 같고, 맥박 같다. 최근 SKT 아이폰17 프로 텔레비전 광고에서 대한민국 이라는 글씨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불과 3초 남짓한 장면이었지만, 그 안에는 전통의 온기와 손끝의 떨림이 있었다. 그 붓을 쥔 사람, 바로 혁필화 작가 유채혁필(본명 서동진)이다. 그를 지난 11일에 만났다.
그는 오랫동안 예술지원 기관에서 예술을 돕는 사람 이었지만, 이제는 직접 예술가 가 되었다. 혁필화는 글씨이자 그림이고, 상징이자 기원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지만 단단했다. 혁필화는 붓 대신 가죽을 다듬어 만든 도구로 글자를 그리는 예술이다. 조선 후기 장터에서 가훈이나 덕담을 써주던 장돌뱅이들의 거리예술로 시작해, 민화의 한 갈래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혁필화를 글씨가 아니라 그림으로 분류합니다. 그래서 저는 혁필로 이름을 쓴다 가 아니라 그린다 고 말합니다. 겉보기엔 가죽 붓이 부드럽지만, 실제로는 종이를 문지르고 긁어내며 완성되죠.
그는 과거 국내 거리예술의 발전방향에 대한 논문을 쓰며 혁필화를 접했다. 혁필화라는 장르는 그에게 학문이었고, 이후 삶의 길이 되었다. 몇 년 뒤 국내 원로 작가 세 분에게 혁필화를 사사받으며 전통기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고, 두 편의 논문을 통해 혁필화의 학문적 토대를 세웠다.
저는 창작과 연구, 발표, 그리고 홍보를 균형 있게 병행해왔습니다. 앞으로도 혁필화의 기법과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화가이자 연구자로 남고 싶습니다.
장터의 붓이 도시의 브랜드로 변하다
그가 사용하는 도구는 모필이 아니라 가죽붓이다.
혁(革) 은 가죽을 뜻하지만, 작가마다 재료는 다양합니다. 가죽뿐 아니라 압축 양모나 인조가죽, 천 조각을 쓰기도 하죠. 양모는 부드럽지만 탄성이 약하고, 가죽은 마찰이 커서 선과 면의 생동감이 살아납니다. 저는 그 감각을 사랑합니다. 손잡이는 나무나 쇠로 만든다. 나무는 종이의 질감이 손끝으로 전해지고, 쇠는 무게감이 주는 집중력이 있습니다. 가죽 붓과 손 끝이 하나가 되어 문자를 새긴다는 마음으로 그립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글씨가 아니다.
모필이 선의 예술 이라면, 가죽붓은 면의 예술 입니다. 두꺼운 가죽으로 한 획에 외곽선과 색면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 신속하고 간결합니다. 단청안료의 원색이 민화적 상징과 만나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힘을 내죠. 획이면서 색면이고, 문자이면서 그림이며, 상징이 결합된 조형적 정체성, 그것이 혁필화의 미감입니다.
오는 11월 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 안의 윤성은 갤러리 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lt;장터에서 브랜드로, 혁필화의 재탄생 gt;은 그가 걸어온 여정의 중간 보고다.
전체 내용보기


6만 관중 가득 찼던 브라질전 0-5 완패의 후유증? 텅텅 빈 파라과이전 관중석...스리백 완성도 올리고, 포트2 사수 절실했던 홍명보호, 파라과이 꺾고 한숨 돌렸다
- segyeHashtags:
아이폰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