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이 동생 안 만들어?
아들 현중이는 2012년생이다. 아이는 현재 중학교 1학년인데 나는 저 질문을 최근까지 10년 넘게 들어왔다. 저 질문을 들으면 나는 그저 말 없이 웃는다. 답을 하자니 말이 너무 길어지고 변명처럼 들리는 게 싫어서다.
자녀를 하나만 낳고 싶었냐고? 전혀 아니다. 나는 아기와 어린이들을 무척 좋아한다. 신생아 현중이를 처음 만났던 희열, 꼬물거리는 손가락과 발… 현중이는 6개월부터 아침마다 기상과 동시에 오늘의 말씀을 몇 분이나 옹앙옹알 거리던 사랑스런 아기였다. 그런 아이를 왜 또 품고 싶지 않았겠는가.
우리 부부는 현중이 돌 무렵부터 동생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둘째는 찾아오지 않았다. 몇 년동안 노력을 지속했지만 임신 소식이 없었다. 시간이 더 지나자 억지 노력을 중단했다. 그래도 피임은 하지 않았다.
둘째 준비하던 중 유방암 진단
그러던 중, 현중이가 초등 3학년 올라갈 때 나는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생명을 위협하는 단계는 아니었지만 내게 찾아온 암은 여성호르몬에 반응하는 암이어서 호르몬을 억제하는 타목시펜이라는 약을 5년간 복용해야 했다. 이 약을 복용한 후로는 약 성분이 태아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싫어서 아예 피임을 했다. 임신부에게는 타목시펜 처방이 금지되어 있기도 하다.
놀라운 것은 나의 이런 사정을 잘 아시는 어른들이 계속 저 질문을 해왔다는 것이다. 시댁에서, 교회에서, 불쑥 불쑥 질문이 훅 들어왔다. 현중이 동생 안 만들어? 그러면 나는 구구절절 설명을 해야한다. 아, 사실 제가 유방암 환자라 타목시펜이라는 호르몬 억제제를 먹고 있는데요, 그 약을 먹으면 태아한테 안 좋을 수도 있는 게 걱정돼서요. 그리고 제 나이가 이제 마흔다섯이라서 아이를 가져도 신생아를 키울 체력이 안 돼요. 이렇게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답하는 게 싫다. 그들의 질문이 정당한 것처럼 들려서.
그러다 7년 전 쯤 사회적 자녀 라는 개념을 소셜미디어에서 우연히 접했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사회적 자녀를 혼인·혈연·입양 등 전통적 가족관계에 속하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거나 실제로 생계·정서적 유대를 공유하는 자녀 로 정의한다. 사회적 자녀는 입양한 자녀가 될 수도 있고 넓은 의미에서는 물질로 후원하는 아이들이 될 수도 있다.
사회적 자녀 로 동생 셋을 만들다
전체 내용보기
Thursday 30 October 20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