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초인종이 있다면 좋을 텐데비밀을 말하고 싶을 때 띵동,문이 열리면들어갔다 나왔다 가벼워질 텐데문이 열리지 않아도다음에 다시 와야지하염없이 서 있을 필요가 없을 텐데그 애가 띵동,내 마음의 초인종을 누른다면한 번은 문을 열고한 번은 문을 열지 않을 텐데그러면 그 애가 다시 오겠지아니면 내가 가서 띵동,우리 둘이라면불안의 접시 위에 담긴 비밀을 나눠 먹고접시쯤이야 쉬이 깨트릴 수 있을 텐데(하략)―김현(1980∼ )비밀을 전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비밀의 앞과 뒤에서 두려워하고 망설인다. 혹은 기다리거나 숨는다. 비밀은 때에 따라 즐거움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기쁨, 슬픔, 환희, 고통이 될 수 있다. 하물며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비밀’이라면 아름답고 무시무시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비밀의 내용보다 더 중요한 건 비밀을 주고받는 자들의 마음 상태일지도 모른다. 시인 김현은 마음의 초인종을 상상한다. “비밀을 말하고 싶을 때 띵동” 벨을 누르고, 상대가 기척을 하고, 곧
Monday 13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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