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16 October 2025
ohmynews - 23 hours ago
유언장 없어도 자식들이 알아서 하겠지? 정신 또렷할 때 꼭 써야
유산으로 다툼하는 건 재벌들 일로만 알았다. 하지만 최근엔 재벌만이 재산 다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부유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베이비 부머 세대가 축적한 규모는 4300조 정도로 추산한다. 이 돈이 이동할 때 별 탈 없는 방법이 있을까?
지난 3일 KBS 1TV lt;추적 60분 gt;에서는 는 시니어 머니 4,300조 시대, 유언장 전쟁 편이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상속 문제로 갈등 빚는 가족 사례를 통해 유류분 제도와 유언대용신탁 제도에 대해 짚고 유언장의 필요성을 담았다. 취재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지난 14일 해당 회차를 연출한 유예은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유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몇 천만 원 가지고 싸우기도... 일부 부자들만의 문제 아냐
-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사실 방송은 끝났는데 나오신 분들의 사건들은 진행 중인 게 많아서 후련하지는 않네요. 해결책이 깔끔하게 나오고 끝난 게 아니라 지금, 유언장 제도가 그 어떤 것도 완전한 대안이 되지 못한 상태거든요.
- 시청자들 반응은 어떤가요?
유튜브 댓글을 봤을 때 많은 사람이 이 문제에 공감하긴 해요. 하지만 정확하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방송 안에 다 눌러 담기 어려웠어요. 법이 되게 복잡하잖아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완벽하게 정보를 모르는 듯한 댓글들이 많았고요. 또 왜 이런 내용을 방송하느냐는 댓글도 있었어요.
- 그럼, 왜 이걸 취재한 건가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돈이 많은 세대가 1차 베이비 부머 세대라는 거예요. 그게 특이했어요. 왜냐하면 그 나이가 한창 경제 활동해서 부를 축적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이분들이 점차 떠나는 20년 동안 우리 사회의 부의 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기사에서 봤는데 그게 되게 흥미로웠어요. 그 거대한 부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상속이라는 게 미리 준비한다는 개념이 아니잖아요. 준비는 안 돼 있는데 부의 이전 규모는 엄청나죠. 그러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 했고 때문에 미리 방송에서 공론화하고 준비 해야 하지 않나는 걸 얘기해 줘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다른 방송에서도 유언장 쓰자고 얘기하고 기사로도 나오는데 광고가 많았고 이걸 준비 안 했을 때 어떤 불행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는 사람이 정말 없었어요. 때문에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 취재하면서 새롭게 안 게 있나요?
제일 신기했던 개념은 유류분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인 법적 지위예요. 그러니까 법상으로 유류분이 먼저고 그 밑에 고인의 유지가 중요하고 고인의 유지가 없다면 상속법이 적용됩니다. 순서가 이렇거든요. 그게 되게 특이했어요. 민주주의 사회고 내가 내 돈 어떻게 처리하든 살면서는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데 죽을 때는 이걸 뺏어서 다른 자식한테 줄 수가 있어요. 그게 되게 신기한 개념이었고요.
근데 유류분이란 개념이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 같은 거잖아요. 우리나라가 옛날에 아들 특히 장남 더 챙겨준다는 게 너무 심했기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제도가 만들어진 거예요. 근데 그 유류분의 필요성이 사회가 변하면서 점점 옅어지고 있어요. 그것도 되게 신기하고 흥미로운 사회적 변화라고 생각했죠.
- 프롤로그에서 노인분들에게 유언장 쓰셨는지를 물었던데 이걸 보여준 의도가 있을까요?
이 방송은 사실 모두가 유언장을 잘 쓰고 있으면 굳이 만들 필요가 없는 방송이거든요. 그러니까 미리 다 자식들에게 우리 이렇게 하자 라고 사이좋게 합의하고 유언장도 다 작성해 놓으면 문제 없어요. 근데 유언장을 안 써서 일어나는 문제가 방송 주제이기 때문에 처음에 공감대 형성하려고 물어본 것 같아요.
- 방송 보니 물어본 게 일반 서민 같던데.
그렇죠, 서민이라고 해도 사실 말씀드렸다시피 1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축적한 자산 규모가 있어요. 제가 확실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 세대는 죽기 전까지 돈 쓰고도 돈이 남아서 누군가에게 물려줘야 되는 자산 규모를 보유한 세대예요. 옛날에는 그렇게까지 풍요롭진 않았는데 우리나라 고도성장과 함께한 세대들이 자산을 축적한 규모가 크다 보니까 이게 일부 부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였고 실제로 취재를 해보면 분쟁하고 있는 다투고 있는 금액이 엄청 크지 않았거든요. 몇 천만 원 가지고 싸우기도 하고요.
- 몇 억이 아닌 몇 천만 원으로 싸운다고요?
그렇죠. 형제가 많으면 나누면 몇 천만 원 규모가 되기도 하는 건데 제가 보면서 느낀 건 돈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았어요. 부모의 유언이라는 걸 받아들인다는 건 어떻게 보면 추모의 과정이잖아요. 그리고 이 자산을 분배한다는 건 사람들이 돈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그걸 통해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러다 보니까 유언과 상속의 과정은 추모 과정의 일부가 돼서 돈 문제뿐만 아니라 가족의 문제이기도 되거든요. 그러니 저는 유언장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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