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3 October 2025
Home      All news      Contact us      RSS      English
ohmynews - 3 days ago

스타워즈 우주선 닮은 이 섬...여수에 있습니다


가보지 않는 섬도 그리움이 짙어지면 가본 섬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소거문도를 처음 알게 된 것은 4년 전 손죽도를 가게 되면서다. 손죽도 여객선 대합실 옆 대숲 사이로 난 둘레길을 한참 오르고 나니, 바다 너머로 하얀 화강암 암봉이 우뚝 솟은 섬 하나가 인상 깊게 다가왔다. 소거문도였다.

지난해 그 뒤에 있는 평도를 다녀오면서 보지 못했던 소거문도의 남쪽 모습을 접하게 됐다. 그런데 아뿔싸! 우주선 한 척이 비행을 막 시작하기 위해 채비를 갖추고 있는 듯한 형상이었다. 국내 많은 섬의 모습을 접해 봤지만 이런 모형의 섬은 처음인지라 가보고 싶은 열정이 더욱 끓어올랐다.


전남 여수시 삼산면 손죽리에 딸린 소거문도는 면적 0.67㎢, 해안선 길이 5.1km의 작은 섬이다. 여수시에서 85.5km, 손죽도에서 1.4km 떨어져 있으면서 광도·평도와 함께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섬으로 유명하다. 여수항에서 쾌속선(하멜호)으로 출발해 손죽도 도착한 후, 손죽-광도-평도-소거문도를 순회하는 섬사랑호를 갈아타고 간다. 그래서 1박 2일로 다녀와야 하는 여수 섬 중에서도 오지의 섬이다.

이 섬에는 1970년대 초반만 해도 46가구에 300여 명(초등학생 79명)이 거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농 현상과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9월 현재 23가구, 23명이 거주하고 있다. 섬 한가운데는 돌올하게 솟은 큰산(상산, 328m)은 소거문도의 시그니처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산이 투구를 닮았다 하여 투구봉으로도 부른다. 마을은 해발 70m 정도의 고지대에 형성되어 있다.


산세가 비탈져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 주민들은 주업은 고구마 농사였으며, 물때에 맞춰 해안가에 내려가 돌미역과 돌김, 가사리 등 해조류를 채취해 살아갔다. 주변 바다에서는 전복, 문어, 솜팽이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해무 속에서 비행기가 충돌한 소거문도 큰산


소거문도 큰산 동북쪽 바위지대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수송기가 추락한 일이 있었다. 지난 9월 20~21일 방문한 마을에서 만난 할아버지(86)는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전해줬다.

내가 여섯 살 때였어. 바다 안개가 아침부터 짙게 끼더니, 해 질 녘까지 섬 전체를 부윰하게 감싸고 있었지. 그때 친구들과 골목에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산 위에서 꽝! 하는 굉음과 함께 휘발유 냄새가 코끝으로 스며드는 거야.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 수송기가 그곳을 지나다가 큰산 바위와 그대로 충돌한 거야.

비행기에 타고 있던 사람 4명 모두 사망한 사고였다. 할아버지는 사고가 난 지 얼마 후에 일본에서 유가족들이 와서 유해를 회수 간 것으로 기억했다.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사고 현장의 비행기 잔해는 섬 어린이들에게 요긴하게 쓰이기도 했다. 이주현(75) 마을 이장은 어릴 적 친구들과 사고 현장 인근에서 주운 파편으로 엿장수의 엿과 바꿔먹은 적이 있다 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현재 사고 현장은 동백나무를 비롯한 각종 난대림이 빽빽하게 우거져 외부 탐방객은 접근할 수 없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 멧돼지들이 많이 서식하여 섬 주민들도 그곳을 찾지 않는다.

전체 내용보기


Latest News
Hashtags:   

Sour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