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과 아침의 경계를 지우고 있는 여명은 거대한 우주의 찰나다. 성큼성큼 밝아 오는 동녘, 애초를 알리는 붉은 햇귀가 동쪽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강물은 밝은 은결로 출렁이다가 건들바람 따라 서쪽으로 거슬러 오른다. 그 은결 위로 얼비치는 아파트 숲은 아침의 무늬다. 일제히 일렁이는 솜털 억새, 쓰르라미 소리, 풀 섶 흙냄새가 모두 가을의 재료이다. 백리의 고단함을 자애하고 드디어 현동의 나라로 승천하는 황룡을 여기서 본다. 태화강은 황룡의 상징이다. 태화강 끄트머리로 난 ‘아산로’를 따라 가면서 북구, 중구에 걸쳐 조성 돼 있는 억
Wednesday 15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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