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5 October 2025
ohmynews - 20 hours ago
반도체 얘기만 ... 용인 농촌체험마을의 씁쓸한 퇴장
9월 23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학일마을. 논에서는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17년간 마을을 이끌어온 김시연(69) 위원장은 26일에 어린이집 체험이 잡혀 있고, 10월까지 받은 예약이 마지막 이라고 말했다. 농촌체험 휴양마을은 단순한 관광 사업이 아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도시민에게 모내기, 벼베기, 장 담그기, 김장 체험 등을 제공하고 그 수익을 나누는 마을 단위 협동사업 이다. 2001년 정부가 도시와 농촌 간 교류를 촉진하고 농촌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했다.
주민들은 체험 준비를 위해 마을회관에 모이고, 역할을 나누고 함께 일하며 소통했다.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약해진 농촌공동체를 되살리려는 정책이었다. 국가데이터처가 운영하는 지표누리에 의하면, 2024년 기준 전국에 119곳이 농촌체험 휴양마을로 지정돼 있으며, 방문객은 1158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용인에서는 농촌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 전체 7곳 중 4곳이 문을 닫으면서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일하던 곳 이 사라진 것이다.
70대가 청년인 농촌의 현실
원삼면 학일리 학일마을은 용인을 대표하는 체험마을이다. 2010년 농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됐고,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6차 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경기도 농촌체험마을로는 유일하게 전국 10개 우수사례에 뽑혔다. 전국 1400여 개 체험마을 중 상위권이었다.
원삼 두창1리 황토현마을은 2009년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한 살고 싶고 가보고 싶은 농촌마을 100선에 들어갈 정도로 용인의 대표적인 농촌체험 휴양마을이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농촌체험이 중단돼 결국 16년 만에 농촌체험 휴양마을 사업자 지정을 포기한 황토현마을은 올해 9월 10일 사업자 지정이 취소됐다. 농촌체험과 장 담그기, 떡 체험과 판매 등의 수익을 올려온 학일마을도 10월 체험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 다.
학일마을 인구는 110명. 하지만 실제 경제활동이 가능한 주민은 20여 명, 체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주민은 6농가 12명뿐이다.
김 위원장은 제일 젊은 사람이 내 또래 라는 김시연 위원장은 60대 8~9명, 지금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은 80대 라고 설명했다.
마을기업을 이끄는 위원장의 열정이 넘친다 해도 체험마을 운영은 혼자 할 수 없다. 모내기 체험을 하려면 논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지도하고, 안전을 챙겨야 한다. 김장 체험을 하려면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준비하고, 함께 담그는 과정을 도와야 한다. 최소 10명 이상의 주민이 움직여야 가능하다.
농촌 고령화에 대한 안타까운 현실은 용인시 농업정책과 정태준 팀장의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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