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3 October 2025
ohmynews - 10 hours ago
달과 연못과 바위가 하나 된 곳, 무릉도원이 여기네요
지난 7일, 경남 함양 화림동(花林洞) 계곡의 농월정(弄月亭) 국민관광지를 찾았다. 주차장에서 농월정 가는 길을 찾아 걸었다. 높은 산줄기 사이의 깊은 계곡을 흐르는 세찬 여울 소리가 멀리서 풍경에 앞서 들려왔다. 이곳을 누구는 세속을 벗어난 무릉도원이라고 예찬했다.
농월정으로 가는 90미터 길이의 농월교로 계곡을 건넜다. 길게 펼쳐진 계곡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계곡의 물길이 거의 직각으로 꺾여서 농월정이 산모퉁이에 가렸다. 다리 위에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서 있었다. 다리 끝에서 계단을 올라가 100여 미터의 오솔길로 소나무 숲을 지났다. 산모퉁이를 돌아서니 농월정이 나타났다.
농월정이 위치한 화림동은 백두대간 남덕유산에서 발원하는 금천(錦川)이 굽이치며 흐르며 형성한 깊은 계곡이다. 이 계곡을 따라서 옛길이 올라갔다. 조선 시대에 함양에서 한양가는 선비들이 이 길을 걸으며 6킬로미터에 이르는 화림동 곳곳 절경에 세워진 정자에서 시문을 읊고 학문을 토론하였다.
화림동 계곡을 흐르는 거센 여울의 좌우 산기슭 송림은 거문고 현을 퉁기는 듯하다고 했다. 계곡을 세차게 흐르는 맑은 여울이 급한 굴곡을 이룬다. 곳곳에 커다란 반석이 펼쳐져 있거나, 기암괴석이 절벽처럼 우뚝하다.
별천지 풍경이 이어지는 화림동 계곡을 따라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과 농월정 등 여러 누정이 차례로 자리한다. 이 누정들을 연결하는 옛길을 후손들은 선비문화탐방로 로 여기며 걷으려 화림동 계곡의 풍경을 감상한다.
박지원(1737~1805)이 1792년에 안의 현감으로 부임했다. 한양에서 친척들이 찾아왔다. 화림동 계곡의 절경을 찾아 향연을 벌이려고 했다. 그들이 안의현(安義縣)의 관기(官妓)와 악공을 빌려달라고 했다.
박지원은 그대들이 지금 찾아가는 화림동 계곡의 산 모두가 바로 기녀들이다. 이곳 산은 모두 적상산(赤裳山)이다 라고 둘러댔다. 적상산은 전북 무주에 있는 단풍이 들면 여인이 붉은 치마를 입은 것처럼 아름답다는 산이다. 연암은 화림동 계곡의 아름다운 가을 절경을 재치 있게 비유하며, 친척들의 요청을 완곡하게 거절하였다고 한다.
농월정은 인조 때 도승지를 지낸 지족당(知足堂) 박명부(朴明榑, 1571∼1639)가 1638년에 지은 정자이다. 농월정 앞에 넓게 펼쳐진 너럭바위를 달바위(月淵岩, 월연암)라고 부른다. 농월정에서 70여 미터 계곡 너비와 100여 미터의 여울물이 흐르는 범위가 모두 연결된 너럭바위 한 단이었다. 월연암은 크기는 물론이고 생김새가 다양하여 참으로 천하 명품이었다.
이 한 단의 너럭바위 위에 계곡의 여울이 흐르고, 그 여울이 바위를 마모시켜 바위 위에 연못이나 쪼개진 틈을 수없이 만들어 냈다. 이 너럭바위(흰 돌)와 달 연못(너럭바위 위의 웅덩이)과 너럭바위 쪼개진 틈을 흐르는 여울에 달빛이 비치어 여울 물결이 현란하게 출렁인다.
전체 내용보기

Hashtags:
무릉도원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