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1 Novem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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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3 days ago

외국인들도 감탄하는, 베를린의 가장 못생긴 공원

지난 이야기( 베를린도 세계적인 데가 있다 기사에 쏟아진 조롱 댓글 https://omn.kr/2fml2)에서 베를린이 스스로 세계급이라 꼽은 일곱 가지를 소개한 바 있다. 그런데 한가지 매우 중요한 것이 빠졌다. 베를린의 녹지 야말로 세계급이다. 외지에서 온 사람에겐 단박 눈에 띄지만, 베를린 시민들은 당연하다 여기는 모양이다. 그리고 녹지가 부족하다고 투덜댄다.

실제로 외국인들에게 왜 베를린이 살기 좋은지 물어보면 풍부하고 아름다운 녹지를 반드시 그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베를린은 유럽의 대도시 중에서 녹지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다. 시 전면적의 45%가 녹지이며 지난 150여 년간 체계적으로 지켜 왔다. 지켜왔다고 함은 녹지를 조성하기에 앞서 본래 있던 숲을 도시개발로부터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뜻이다.

베를린과 그 주변의 땅은 높낮이가 없이 완전히 평평하다. 빙하기 말기에 형성된 지형으로 수만 년 동안 어마어마한 크기의 빙하에 눌려 있던 곳이다. 빙하가 물러가자 습한 땅이 나타났고 녹은 물이 이리저리 흐르며 그 땅에 수많은 계류와 호수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깊은 숲이 형성되었다. 평지숲 내지는 습지숲이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숲이라면 자동으로 산을 떠올리지만 베를린과 그 주변의 브란덴부르크주는 한때 깊은 습지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사람은 살지 못했다. 그러다가 5~6세기에 민족대이동이 시작되며 동쪽에서 살던 슬라브인들이 이 숲속으로 밀려와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뒤이어 게르만족이 슬라브인들을 쫓아내고 숲을 벌채하여 도시를 만들었다. 베를린이 출발한 것이다.

19세기 산업혁명의 결과로 인구가 급속하게 팽창하자 외곽으로 도시를 확장해 나갔다. 숲을 점점 더 침범해 갔다는 뜻이다. 도시 외곽의 숲속이나 호숫가에 근사한 빌라를 짓고 사는 귀족들이 늘어갔다. 이때 이미 베를린에는 숲보호연합, 자연보호연합 등이 결성되어 있었다.

급성장하는 산업도시로서 서민과 노동자들의 건강과 휴양도 큰 숙제였다. 1861년 50만 명에서 1910년 200만 명으로 증가한 인구로 인해 식수 공급 역시 시급했다. 숲속 호수들은 수질이 매우 깨끗했으므로 식수원으로 보호해야 했다.

지금까지 유효한 영구숲 계약


당시만 해도 숲은 모두 황제 소유였다. 숲을 보호하려면 시소유지가 되어야 했다. 시민연대와 베를린시 정부에서 황제와 협상을 시작했다. 1915년 자연보호단체와 시민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황실에서 드디어 양도 의사를 보였다. 그리고 조건을 내걸었다.

시민의 휴양과 식수 보호를 위해 숲을 개발로부터 보호하겠다면, 그 의도를 끝까지 지켜라. 만약에 개발이나 도로 건설 등의 용도로 벌채하는 경우 훼손된 면적만큼 대체지를 조성해라. 영원히 그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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