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4일 인천의 한 특수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지 1년이 됐다. 헌신적인 교사였는데 장애학생 8명을 맡고 과중한 행정 부담에 시달리면서 인력 배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애학생들이 학교에 가거나 학교에 다니던 중 장애 진단을 받게 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교사 중 한 명이 특수교사다. 특수교사는 수업 외에도 장애학생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맡는다. 특수교사는 다양한 상황의 장애학생들이 겪는 환경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느라 업무 과중에 시달리기 쉽다. 학교가 장애에 대한 이해가 낮을수록, 다른 교사나 교육청에서 장애에 대한 지원이 적을수록 특수교사들의 업무는 과중해지고 힘들어진다.
2022년 장애학생 교육권 토론회를 하며 만난 박현주 교사가 기억났다. 박현주 교사는 인천지역 초등특수교사 임용고시 1회 출신으로 초등학교 통합교육(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일반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것)의 초창기부터 30년 동안 현장 변화를 고스란히 본 증인이다. 박 교사를 지난 19일 화상으로 만났다.
특수교사의 보람
- 특수교사가 되신 지 30년이 넘었다. 특수교사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려서는 막연하게 교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지적장애가 있는 친구를 선생님이 짝꿍으로 가끔 앉혀주신 일이 있었지만 그게 직접적인 계기가 된 건 아니었다. 특수교사 에 대한 호기심 반, 궁금증 반이었는데, 대학 들어가서 장애 인권 관련한 단체들과 연대 활동을 하면서 특수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을 더 굳건히 하게 됐다.
- 30년을 일하셨으니 생각나는 제자가 있는가?
졸업 후 아이들이 학교로 선생님을 찾아오거나 연락을 취해오는 일반 교사들처럼 제자들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언젠가 중학교에 진학한 아이가 내가 일하는 학교로 찾아왔는데, 이 아이가 혹시 학교를 그냥 무단 외출한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섰던 기억이 있다. 그건 아니어서 떡볶이 먹여 보낸 기억이 난다.
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최소 1년에서 4년까지 보고 헤어지기 때문에 제자로 만났던 아이들을 거의 다 기억하고 생각도 나지만, 이 아이들의 성인기 삶이 대체로 힘들고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저 어디에 있든 건강하게 잘 살고 있기만 바라는 정도로만 그리움을 쌓아두며 지낸다고 해야 할까?
- 외로우시겠다.
그렇게 보면 외롭다. 학생들과 소통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긴 하다. 특성상 각오하고 시작한다. 스승의 날에 제자들이 찾아오는 일반 교사를 보면 부럽기도 하다. (필자 해설: 특수교육대상자들은 원반 , 즉 일반 학급에 소속이 있으며 일부 수업 시간을 특수반에서 보낸다. 특수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특수교육대상자들은 대부분 발달장애가 있는 학생들이다. 지체장애만 있는 경우 등 특수반에서 수업을 듣지 않는 완전통합 특수교육대상자들도 있다.)
- 하지만 보람, 효능감도 있지 않나?
어제는 이 아이가 이 글자를 몰랐는데, 오늘은 제대로 읽네? 연필을 잡네? 이런 새로운 발견을 할 때 기쁨이 있다. 말로 의사 표현이 안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의사 표현을 새롭게 하는 걸 발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문 여는 강도를 보면 아이의 기분을 알 수 있다. 발화가 잘 안되는 아이도 있기 때문에 아이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 기본이다. 아이를 처음 만난 날의 표정, 움직임 등 관찰을 유심히 한다.
- 특수교사의 하루를 이야기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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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1 Novem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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