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17 October 2025
ohmynews - 24 hours ago
오늘은 기분이 째지게 좋은 날 … 노부부 7쌍 리마인드 웨딩
오늘은 기분이 째지게 좋은 날이야. 이렇게 뽑힌 것도 복이지 뭐. 평생 밭에서 모자 푹 눌러쓰고 얼굴 꽁꽁 가리며 일만 했거든. 그렇게 가렸는데도 햇빛은 찢고 들어오더라고. 그런데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이쁜 날이여. 젊음을 다시 되찾은 날, 맘이 이상혀.
팔순을 넘긴 한 어르신의 얼굴에는 주름보다 더 깊은 미소가 번졌다. 오래 묵은 햇빛 자국 사이로 화사한 분홍빛 블러셔가 얹혀 있었다. 그날, 지곡면 행정복지센터는 리마인드 웨딩 촬영으로 온종일 봄날이었다.
주민들이 만든 두 번째 결혼식
지난 12일 오전 8시 30분, 충남 서산시 지곡면 행정복지센터에는 웃음과 음악, 그리고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곡면 주민자치회와 사단법인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아래 내봄눈 )이 함께 준비한 어르신 리마인드 웨딩 촬영 이 열린 것이다.
이번 행사는 80세 이상 노부부 어르신 7쌍(14명)을 초청해 진행됐다. 지곡면 주민자치회는 10월 경로의 달을 맞아, 지역사회가 세대 간 공감과 효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취지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정진영 주민자치회장은 젊음을 잊고 살아오신 어르신들께 잠시나마 젊음을 되찾아드리고 싶었다 며 그 하루만큼은 삶의 무게가 아닌, 오롯이 그분들의 봄날 을 담고 싶었다 고 전했다.
휴일임에도 장욱순 지곡면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주민자치위원들은 전날부터 음식과 소품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며칠째 이어지던 가을비도 이날만큼은 멎어, 어르신들은 날씨가 우리 편이여 라며 즐거워했다.
처음엔 손사래, 나중엔 경쟁률 높은 봄날 촬영
처음엔 어르신들이 선뜻 마음을 열지 못했다. 무슨 사진이냐 , 혹시 영정사진 찍는 거 아니냐 며 손사래를 치는 분도 있었다. 하지만 주민자치회가 몇 해 전 환성리 어르신들의 촬영 사례를 보여주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진 속 환하게 웃는 얼굴들을 본 어르신들은 진즉에 하지 그렸어 라며 오히려 먼저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때부터는 오히려 신청이 폭주했다. 우리도 찍고 싶다 는 문의가 이어지며, 주민자치회는 공정한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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