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17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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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 1 days ago

아이들 17명 실종 미스터리, 그 뒤에 숨은 진짜 무기


* 이 기사에는 영화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잭 크레거 감독의 전작 lt;바바리안 gt;(2022)이 B급 호러의 쾌락과 고립되는 지역사회의 알레고리를 세련되게 포장했다면, 그의 차기작 lt;웨폰 gt;에서는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lt;매그놀리아 gt;(1999)와 스티븐 킹의 소설이 동시에 연상되는 복잡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펜실베이니아의 평범한 마을에서 아이들 17명이 새벽 2시 17분에 동시에 실종되는 초현실적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5개의 챕터, 5명의 인물 시점으로 쪼개진 이 영화는 미국 사회의 현실적인 공포를 제대로 겨냥한다.

lt;매그놀리아 gt;와 lt;라쇼몽 gt; 사이에 위치한 호러무비

lt;웨폰 gt;의 야심찬 선택은 바로 서사 구조다. 영화는 두 가지 고전적 방법론을 동시에 활용한다. 앞서 언급했듯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lt;매그놀리아 gt;처럼 5개의 독립적 캐릭터 챕터(교사 저스틴, 아버지 아처, 경찰 폴, 마약 중독자 제임스, 교장 마커스)가 각자의 궤적을 그리며 종국엔 하나의 사건으로 수렴한다. 또 하나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lt;라쇼몽 gt;이다. 핵심 장면들을 다른 시점에서 반복시키며 의미를 전복시킨다.

교사 저스틴(줄리아 가너)의 챕터에서 아이들의 실종 이후 학교로 모이는 장면은 명백하다. 실종 아동들의 담임인 그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마녀로 손가락질 받고 자신의 차량에도 마녀 라는 낙서 테러까지 받는다. 저스틴 또한 이 초현실적인 사고의 무고한 희생자이지만, 마을사람들은 그를 마녀로 지목하며 이성을 잃은 마녀사냥꾼처럼 비춰진다. 하지만 이걸 아처(조시 브롤린)의 챕터에서 보면 달라진다. 아처는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단서를 좇는 아버지다. 그의 시점에서 저스틴은 뭔가 숨기고 있는 의심스러운 교사가 된다. 그가 학교 모임에서 저스틴을 추궁하는 장면은 비이성적 폭력이 아니라 절박한 아버지의 정당한 질문처럼 보인다. 영화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앙상블 서사를 구축하며 영화 속 미스터리를 한 겹씩 벗겨내는 선택을 한다.

영화는 이런 다시점 서사를 통해 분열된 진실 자체가 공포임을 증명한다. 영화는 장르적으로 아이들이 사라진 연유를 쫓는 미스테리 호러에 가깝지만, 장르의 외피를 벗겨 내면 같은 사건을 두고 완전히 다른 서사를 구축하는 공동체, 서로를 믿을 수 없게 된 사람들 사이의 균열, 그것이 진짜 공포라고 말한다. 잭 크레거 감독은 lt;매그놀리아 gt;의 앙상블 구조로 공동체 전체를 포착하면서 lt;라쇼몽 gt;식 반복으로 진짜 진실을 분열시키고 이를 가시화한다. 이러한 이중 전략이 누구도 신뢰할 수 없는 마을을 공포 그 자체로 표현한다.


장르적 쾌감과 공존하는 명백한 총기사고 알레고리

영화는 초반부터 상징들을 대거 배치한다. 새벽 2시 17분, 17명의 아이들이 두 팔을 벌리고 어둠 속으로 달려간다. CCTV에 포착된 그 이미지는 마치 미사일처럼 보인다. 아처의 꿈 장면에서 구름 속에 거대한 AR-15 소총이 떠오르고 총신에는 217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아마도 217은 2022년 미국에서 공격용 무기 금지법이 하원에서 정확히 217표로 통과했다가 상원에서 좌초된 것을 상징할 것이다. 영화는 통과되었지만 실패한 총기 규제를 직접적으로 환기시킨다. 마을 곳곳에 설치된 링 카메라들은 감시 사회의 아이러니를 은유한다. 모든 것이 기록되지만, 정작 벌어진 사고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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