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2 November 2025
ohmynews - 5 days ago
교사 그만두고 사장님 된 그가 매일 6시간 이상 하는 일
셔츠와 바지 등 남성복을 판매하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 옥천종합상가 내 동북상회 를 가득 채운 것이 옷 말고도 또 있다. 바로 신문과 지도.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6시간 이상 전국지와 지역지를 읽는 정진국(82)씨 주변에는 늘 신문이 있다. 신문에서 접한 지역 소식은 지도에서 위치를 확인하고 간략하게 메모한다. 젊은 시절 인문고 교사로 지리·역사·국사·세계사를 가르칠 때부터 시작한 신문·지도 보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lt;옥천신문 gt;과 lt;한겨레 gt; 창간주주이자 lt;월간 옥이네 gt; 독자인 그는 지역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 고 말한다. 옥천 주민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지역 언론을 응원하는 것뿐 이라며 5평 남짓한 가게에서 매일 신문을 정독한다. 정진국씨의 활자 가득한 공간에서 지역 언론의 의미를 물었다.
36년간 이어온 지역언론 응원
정진국씨를 만나기 위해 찾은 동북상회. 자리엔 밑줄과 메모로 가득한 신문만 있을 뿐 아무도 없다. 가게를 둘러보니 신기한 것 투성이다. 기사 일부를 발췌한 글과 속담, 가게에서 판매하는 의류의 신문 광고가 벽면 곳곳에 잔뜩 붙어있다. 때마침 가게로 들어오는 그의 손에 쓰레기 집게가 들려있다. 쓰레기가 생길 때마다 바로바로 버려야 한다는 말에서 부지런함이 느껴진다.
동북상회는 45년 전 강원도 홍천에서 시작됐다. 급속도로 건강이 나빠져 교사를 그만두고 차린 것이 동북상회. 3년 뒤 고향인 옥천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5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일과는 변함이 없다.
새벽에 일어나 농사일하고 출근해요. 그리곤 오후 7시까지 가게 일을 하고요. 오전에는 조금 바쁜데, 가게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니까 괜찮아요.
오전에는 벼, 참깨, 고추 등 2천여 평의 땅을 돌보고 오후에는 가게와 상가 주변을 챙긴다. 모든 일을 마치고 나면 신문을 펼친다. 지역 주간신문인 lt;옥천신문 gt;뿐 아니라 lt;한겨레 gt;, lt;경향신문 gt;, lt;한국경제 gt; 등 일간신문을 매일 정독한다. 신문에 나온 이야기는 지도에 메모하고, 모르는 단어는 수첩에 옮겨 적다보면 5~6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교사 시절부터 공부를 위해 신문을 가까이 했던 그가 신문을 꼼꼼히 살피는 데는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박정희 시대에 핍박 받는 언론을 보면서 한탄을 많이 했어요. lt;동아일보 gt; 광고탄압사건도 있었고요. 당시 lt;동아일보 gt; 편집국장이었던 고 송건호씨가 군사정권을 비판하면서 만든 신문이 lt;한겨레 gt;예요. 새로운 신문을 만든다는 소식이 반가웠고 같은 고향 출신이니까 응원하게 되더라고.
당시 lt;한겨레 gt; 지국장을 하던 오한흥씨( lt;옥천신문 gt; 창간을 주도한 이. 전 lt;옥천신문 gt; 대표)가 정진국씨를 찾아왔다. 옥천에 지역신문을 만들고 싶다며 도와달라는 것. 넉넉하지 않았지만 형편 닿는 대로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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